언론보도

<240817> 조정실 회장 “학폭 피해학생들의 소통·공감 창구 되어 드릴 것”

  • 관리자
  • 2024.08.1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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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2013년 1만8000건에서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2019년부터 4만 건, 2022년 6만 건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고 피해유형도 언어폭력과 따돌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6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될 정도로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응답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포함할 경우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학폭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과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학폭의 실태와 대책 마련을 들어봤다.

─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는 어떤 단체인지?

2000년 4월 발생한 성수여중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피해부모 8명과 학교폭력 근절에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모여 학교폭력피해가족모임(학가협 전신)으로 모임을 시작하였고 그해 8월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학가협)을 결성하였습니다. 2001년부터 6년 동안 매주 토요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보호법 제정 백만인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더불어 <생활기록부 학교폭력 사실 기재>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종합지원센터 설립> 등의 학교폭력 정책의 필요성을 설파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4년 1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되었습니다.

이후 학교폭력 근절과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 치유, 회복을 위한 여러 단체 활동이 인정을 받게 되어 2006년 경찰청에 사단법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학가협)로 등록하게 되었고 활동을 본격화하였습니다. 학가협은 오롯이 학교폭력 피해자만을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 해맑음센터를 운영하게 된 동기와 현재 운영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학가협 설립 후 10년간 줄곧 피해자종합지원센터 설립을 국회에 요구하여 오던 중 2011년 12월 대구 권승민 학생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 장관과 피해부모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해맑음센터 설립을 약속받았습니다. 해맑음센터는 2013년 7월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동에 폐교 건물을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아 리모델링 후 개소하여 현재까지 총 372명의 학생들이 생활하였습니다. 현재는 충청북도 영동군에 있는 충청북도학생수련원 영동휴양소를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고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협약을 통해 지원을 하여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기숙형 심리·예술 치유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학중 학교폭력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학업 중단 없이 즉각적인 현장분리 후 별도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대안교육과 더불어 심리·정서적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고 있고 매우 만족도가 높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설립 당시에는 직접적인 피해 학부모와 도움을 주고 싶다는 후원자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3만명의 시민들이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현재는 약 2000명으로 교육, 상담, 멘토링, 지역센터 운영, 자원봉사, 홍보 활동 등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 학교폭력피해자로 선정되는 과정을 설명해 주십시오.

우선 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학생의 요청에 의해 각 지역별 교육지원청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됩니다. 피해학생과 가족이 해맑음센터에 위탁교육을 희망할 경우 피해전담시설인 저희 해맑음센터에서 위탁과 보호, 관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학가협에서는 학교폭력 신고접수가 되지 않았어도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매년발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보복 우려, 부모님 걱정, 학교에 대한 불신, 학업 방해 등의 이유로 미신고 건이 적지 않습니다. 지역센터 접수 이후 초기상담을 통해 피해여부를 확인하고 부모 면담등을 통해 주 호소의 문제, 부가적 호소문제 등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맞춤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현재 학교폭력피해자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

2008년 학교폭력 및 학업중단 등 학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기요인들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Wee프로젝트’ 가 시작되었고, 현재 단위별로 학교에서는 Wee클래스, 교육지원청에서는 Wee센터, 교육청에서는 Wee스쿨과 가정형,병원형 Wee센터가 운영중입니다.

2012년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생겨났고, 2024년 ‘학교폭력제로센터’가 신설되어 학교폭력 사안조사(전담조사관), 피해학생 심리상담 및 치료, 피·가해학생 관계조정, 피해학생 법률서비스 지원 체계 일원화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에서는 우리아이행복프로젝트를 통해 권역별 로 지역센터를 운영하며 찾아가는 위로상담, 대학생 멘토링, 피해부모 자조모임, 힐링가족프로그램인 힐링가족 캠프 및 가족여행, 학교폭력예방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학생들이 학교폭력피해를 당하게 되면 가장 먼저 자존감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력이 찾아오고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아픔도 겪게 됩니다. 이 때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심리적인 안정과 상처를 공감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치유회복’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희 해맑음센터에서는 적응교육을 통하여 학생들과의 라포를 형성하고 그 이 후 심리정서회복, 자존감회복, 대인관계회복, 학업복귀 등을 목표로 자연스러운 회복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에 만학도로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현장에서 다년간 관련 업무와 활동을 해 온 당사자로서 보다 체계적인 학교폭력예방활동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와 실질적인 통계자료, 피해자 및 가해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여러 교수님들을 모시고 법인 내 학교폭력문제 연구소를 설립하였고 보다 적극적인 저술 활동과 자료정리를 위하여 늦었지만 만학에 도전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회장님의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학교폭력 이후 학생은 학생대로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불안, 우울 등을 경험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의 학교폭력을 뒤늦게 알게 된 것에 대한 죄책감, 자신의 자녀가 학교를 등교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것에 대한 분노감 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법적인 해결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 무엇보다 피해학생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속 깊이 털어놓을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와 해맑음센터는 피해가족과 학생들에게 그러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는 피해학생과 학부모님을 위한 마지막 보루입니다. 피해학생과 부모님이 진정으로 위로받고,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이 되어드리겠습니다.

─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으로서 바라는 학교문화는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갈비뼈가 부러지는 건 폭력이고 지나가는 말로 가벼운 욕설을 한 것은 폭력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데 피해학생들 입장에서는 가벼운 욕설도 화살과 같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벼운 욕설이 피해학생에게는 큰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것이죠. 항상 이야기 하지만 가해자의 선도 이전에 피해학생 보호가 우선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안전망 등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는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책이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한북신문(http://www.hbnews.kr)